러시아 합창의 장중하고 깊은 맛은 매우 특별하다. 특히 거친 동토를 뚫고 솟아오르듯 뜨겁게 뿜어내는 저음의 강렬함은 다른 나라 합창단들이 따라오기 힘든 것으로, 위대한 베이스 가수 샬리아핀의 후예답다.소비예트 시절 소련은 군대마다 합창단을 두었다. 이들 ‘레드 아미’(붉은 군대) 합창단은구소련 붕괴 이후 모두 없어지고 지금은 ‘레드 스타’(붉은 별) 합창단만 남았다.
1977년 로켓부대 소속으로 창단된 이 단체는 러시아가 가장 사랑하고 스탈린이 가장 아꼈다는 단체. 모스크바의 볼쇼이극장,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 합창단과 더불어 러시아를 대표하는 합창단이다. 남자들로 이뤄진 여타 레드아미 합창단과 달리 남녀 혼성이다. 모두 현역 군인이고러시아 공훈예술가들이다.
레드 스타 레드 아미 합창단의 첫 내한공연이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다른 붉은 군대 합창단이 전에 온 적은 있지만, 레드 스타의 내한은 처음이다.
‘검은 눈동자’ ‘칼린카’ ‘백학’ 등 널리 알려진 러시아 로망스를 비롯해 오페라와 영화음악 등 친숙하고 편안한 곡들을 들려줄 예정. 이들의 공연은 합창단 28명 외에 러시아 전통악기의 13인조 오케스트라, 러시아 민속춤을 추는 무용단 20명이 늘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 화려하다.
철의 장막에 가려있던 이들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구소련 붕괴의 조짐이 시작된 1985년 이후 외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면서부터. 보드카처럼 뜨거운 이들의 노래에 대해 미국의 한 언론은 “어린아이의 숨소리 같은 속삭임부터 강렬하고 커다란 총성과 같은 다양한 음색을 넘나드는 절묘한 합창”이라고 평했다.
화려한 전통의상 차림 무용단의 춤은 신명이 넘친다. 아코디언처럼 생긴 바이얀의 풍성한 소리가 주도하는 오케스트라에는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라라의 테마로 흐르던 애잔한 선율의 주인공 발랄라이카도 포함돼있다. (02)2187_6222
/오미환기자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