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3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막된 제3차 이라크재건신탁기금(IRFFI) 공여국 회의에서 다른 참여국들에 더 많은 재건기금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미국은 특히 이라크 재건 지원예산 중 상당 부분을 이라크 임시정부 군경훈련비로 전용하면서 그로 인한 공백을 다른 나라들에 부담시킬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예산전용으로 향후 2년간 식수를공급받을 수 있는 이라크 주민이 1,500만명에서 750만 명으로, 상하수도 이용자가 500만 명에서 130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은 이 부족분을다른 국가들의 지원으로 채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7년까지 2억 6,000만 달러의 무상원조를 약속한 한국 정부에도 미국이 추가 부담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2003년 6,0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올해 6,000만 달러 규모의 원조사업을 집행 중이며 IRFFI에는 1,000만 달러를 낸 상태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미국이 추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우리의 예산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보적인 입장 표명이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뉘앙스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IRFFI에 가장 많은 4억 9,000만 달러를 내놓은 의장국 일본은 적극적인 자세다. 일본은 별도로 15억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참가국들에 자금지원 약속의 이행과 지원규모 확대를 독려했다.
그러나 모두가 일본 같지는 않다. 지난해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첫 IRFFI 회의에서 각국은 2007년까지 총액 330억 달러의 원조를 약속했지만 이라크 정부가 지금까지 실제 받은 금액은 31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라크 정세가 혼미를 거듭하면서 프랑스 러시아 등이 원조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도 약속한 지원금의 이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지원으로는 434억 달러가 소요될 이라크의 국가개발전략의 추진이 불가능한 상태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도쿄 회의에서 각국에 신속한 지원을독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자신도 당초 약속했던 이라크 재건 지원액 184억 달러 가운데 9월말 현재 12억 달러만 집행한 데 그치고 있어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이번 도쿄 회의에는 회원국 15개국과 여타 지원국, 국제기구 등 55개 대표단이 참가, 14일까지 이라크 지원 확대방안을 협의하게 되며 첫날 회의에서는 바르함 살레흐 이라크 부총리가 아라크 국가개발전략을 보고하고 최근 치안정세와 총선 준비 현황을 설명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