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명 사립대학들이 고교등급제 실시의 이유로 주장해 온 일선 고등학교의 ‘내신 부풀리기’ 실태를 입증하는 자료가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13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내 한 유명 사립대학의 지난 1학기 수시모집 지원자들의 입시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5,500여명 가운데 고교 1, 2학년동안 전과목에서 ‘수’를 받은 학생이 전체의 14%인 812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 이상의 과목에서 ‘수’를 받은 학생은 전체 지원자의 절반에 가까운 2,500여명으로 이 대학의 1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수의 5배가 넘었다. 심지어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수강한 모든 학생에게 ‘수’를 준 과목이 발견되기도 했다.
‘석차 부풀리기’ 역시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원 학생 중 한 명이 제출한 생활기록부 석차백분위를 분석한 결과, 1개 과목에서 1등이 100명 이상인 과목도 많았으며, 심지어 전체 138명의 학생 중 134명이 1등인 과목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서강대 김영수 입학관리처장은 “현재 일선 고등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내신 평가가 전형자료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이다” 며 “결국 대학 자체에서 개발해 실시하는 전형 요소에 의존해 학생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모 고등학교의 교무부장은 “시험문제를 어렵게 내면 학부모 뿐 아니라 학교 내부에서도 원성을 사기 때문에 쉽게 낼 수밖에 없다” 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기 학교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속내를 드러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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