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씨의 인기만화 ‘둘리’의 주인공 둘리가 어른 ‘길동이’이에게 반말을 하고, 희동이가 바지를 안 입고, 길동이는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다니는 게 미풍양속을 헤친다는 지적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공포의 외인구단’의 작가 이현세씨의 만화 ‘천국의 신화’가 외설시비에 휘말려 7년여간 법정다툼을 벌이기도 했거니와, 고우영씨는 ‘삼국지’에 여인들의 노출 장면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원고의 상당량을 삭제해 출판해야 했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14~17일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일대에서 여는 제7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의 ‘검열에 대한 오마쥬’코너에 소개된, 만화 탄압을 통한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이다.
올해 이 축제에는 국내 만화도서 출판사 70여 곳과 중국 대만, 이탈리아,프랑스, 미국 등 세계 19개국 63개 업체가 참가해 해외출판 만화전, 아시아만화 탐험전, 동인지 코너전 등 행사를 펼친다.
개막식이 열리는 14일에는 캐릭터 인형전과 문구 팬시전 외에 ‘기생이야기’(김동화 작), ‘검정 고무신’(이우영 작) 등 14개 작품 속 캐릭터들의 의상 70여 점이 전시되고 전문 모델들이 연출하는 패션쇼를 감상할 수있다.
한국만화 기네스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만화인 김규택씨의 ‘만화 풍자해학가 열전(1946년)’, 최고 베스트셀러인 홍은영씨의 ‘그리스 로마신화’, 50년간 1만4,139회 신문연재를 이었던 김성환씨의 ‘고바우 영감’ 등이 전시된다.
세대별 인기작가들이 참여해 만화의 원화 및 한정 인쇄본을 특가 판매하는코너도 마련됐다. 특히 직접 만화를 그려보고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해할수 있는 출판만화 체험관, 캐릭터의 의상을 직접 제작해 입고 만화 속 한장면을 연기해 경합하는 코스튬플레이대전도 있다. 행사 경쟁부문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주최측이 마련해 놓은 캐릭터 의상을 입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한편 주최측이 출판만화 진흥을 위해 올해 제정한 ‘BICOF 만화상’에는 허영만씨의 ‘식객’이 영예를 안았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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