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대학의 고교 등급제 실시로 비롯된 대입 전형방식에 대한 논란이갈수록 외연을 확대해가고 있다. 급기야 서울대, 교총까지도 논란에 가세했다. 게다가 대학들이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실태를 공개하겠다고 나서고, 전교조측은 사실상의 본고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상황은 바야흐로 교육대전(大戰)의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혼란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불거진 논란을 대충 봉합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본질에접근한 효율적 논의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분명한 전제가 있어야 한다.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현황 자료를 놓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가 옳다고 믿는 교육이념에만 집착하는 공허한 논쟁이될 뿐이다. 도대체 서로의 입장에 따라 자료들을 선별 공개하거나 은폐하는 상황에서 무슨 공정한 논의를 기대할 것인가.
우선 교육부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실시해온 각급학교 학력평가결과를 전면 공개하고, 일선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 실태도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 지역별 사교육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가 있다면 이 또한 명백히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전국적으로 지역.학교별 편차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하게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일부 대학의 등급제가 얼마만큼 문제가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은 또한 그들대로 입학 후 학생들의 고교별, 전형방법.시기별 학업성취도를 숨김없이 공개해야 마땅하다.
대입 전형방식 논란이 엉뚱하게 계층갈등 문제로 본격 비화하는 최악의 상황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정보 공개는 필수적이다. 상처는 확실하게 드러내져야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교육당국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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