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에서 촉발된 대입제도 공방이 교육관련단체와 대학간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전국교직원노조는 12일 서울시내 일부 대학이 2005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서 본고사와 다름없는 지필시험을 치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서울시내 대학 입학처장들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정운찬 총장과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이 고교등급제 실시와 본고사 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5개대가 1학기 수시모집의 논술 및 심층면접에서 변칙적인 형태의 본고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들 대학의 논술고사 문제 및 분석결과를 담은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수리논술에서 풀이형 4개 문제를 내 옛 본고사 유형을 답습했고, 인문논술 4개 지문(국어 1개ㆍ영어 3개)도 본고사 시행 때의 독해문제 수준을 뛰어넘는 고난이도로 출제했다.
성균관대는 전형적인 본고사 문제유형인 영어 고전, 맹자를 망라한 국ㆍ영혼합형 지문을 제시했으며 이화여대도 국어 영어 수학위주의 본고사형 구술면접을 실시했다고 전교조측은 밝혔다.
송원재 대변인은 "이들 대학의 논술 및 심층면접이 과거 본고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지필시험 형태로 실시된 것은 고교등급제와 마찬가지로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대 입학처장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개발한 전형방법을 일방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밤 모임을 갖고 교육관련단체들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서울시내 10여개대 입학처장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으로 22일께 열리는 전국 대학 입학처장 회의 전에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실태 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은 13일 윤종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의 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키로 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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