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2%. 역대 17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15번이나 진출하면서 남겨놓은 필승의 메시지다. 이처럼 플레이오프 전체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1차전 선발(13일)에 삼성은 다승왕 배영수 대신 김진웅을꺼내드는 깜짝 승부수를 띄웠다.94%(배영수ㆍ17승1패) 대신 56.2%(김진웅ㆍ9승7패)의 성공 확률에 베팅을 건 셈이다. 두산과의 전적에서도 배영수는 2승1패에 방어율 2.45인데 비해김진웅은 1패 만을 기록하며 방어율도 8.44로 부진한 점까지 들춰보면 이같은 결정에 고개를 흔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삼성 코칭스태프는 감기 몸살로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인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하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배영수 대신 최근 볼 끝이 좋은 김진웅을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이 또한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배영수가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반면 김진웅은1이닝 2안타 2볼넷으로 2실점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상대 벤치의 의중을 뒤흔드는 삼성의 변칙선발 전략에는 고도의 수싸움이 숨겨져 있다. 무엇보다 두산의 1차전 선발로 예고된 공동 다승왕 레스와의 맞대결을 피하자는 계산이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9득점을 올리며 잔뜩 물이 올라있는 두산의 막강 화력에 배영수카드로 맞불을 놓는다는 것도리스크가 커 보일 수 있다.
여기에는 김진웅이 흔들리더라도 권오준 권혁 등 두산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있는 롱릴리프를 통해 중반 이후 승부를 걸겠다는 삼성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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