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3건… 불구속 재판 확대 영향*영장발부율 줄고 무죄선고율은 높아져
법원의 불구속재판 확대로 영장발부율이 낮아지고, 무죄 선고율은 높아졌다. 그러나 영구미제 사건은 전년보다 2배 가량 증가해 불구속 재판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법원행정처가 최근 펴낸 ‘200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청구된 구속영장 10만9,620건 중 86.4%인 9만4,741건이 발부됐다. 영장청구는 1999년 이후 4년째, 영장발부율은 2001년 87.4% 이후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형사재판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은 사람이 62.3%에 달했다.
반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 영구미제가 된 사건이 2000년 25건에서 지난해 93건으로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영구미제 사건이 느는 것은 법원이 불구속 재판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심 피고인 20만여명 중 무죄가 선고된 사람은 2,159명(무죄율 1.07%)으로 전년도(0.73%)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95.6%)은 낮아졌지만, 전체 영장청구(4만4,639건)는 증가세를 보였다.
범죄 유형별로는 사기와 공갈죄가 4만5,000여건(15.9%)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 강ㆍ절도 등이 뒤를 이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피고인은 5명으로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 선고도 588명으로 전년(676명)보다 줄었다.
4년째 감소 중인 소년보호사건 중에는 절도범이 3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여성이 13%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로 가면서 무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영장 발부율도 피의자 인권이 강조되는 만큼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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