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교조가 주요 대학들이 사실상을 본고사를 봤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각 대학은 “아무 데나 본고사라고 갖다 붙이면 되냐” “문제가 본고사 수준으로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라 학생 공부나 시켜라”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이정석 고려대 입학관리팀장은 “시험문제를 어떻게 내느냐는 학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를 갖고 사교육을 부추기고 강남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관리처장은 “우리 학교의 구술ㆍ면접이 본고사 유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김영수 서강대 입학관리처장은 “시험문제가 어렵다고 탓하지 말고 아이들 공부를 더 시켜라. 쉬운 문제 출제로 내신 부풀리기를 해 이런 상황까지 초래됐는데 논술마저 그런 식으로 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 그게 바로 하향평준화”라고 전교조를 향해 쓴 소리를 퍼부었다.
대학들의 고교등급제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백윤수 연세대 입학처장은 이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시내 10여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10일 밤 모여 각 고교의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등 자료를 종합해 현존하는 고교간 학력차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실태를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 처장은 “한국 교육의 현위치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자료를 공유해 내신 등 불합리한 교육 현실을 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키로 한 것”이라며 “공개시기는 좀 더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들의 이 같은 대응은 고교등급제 등에 대한 비난여론을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론적 해명만으로는 잠재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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