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싶었지만 막았다.” “부상중인 선수보호 차원이다.”제85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장이 시끄럽다. 승부조작 의혹 때문이다. 충북선수단의 ‘성적지상주의’가 만든 시나리오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충북이 라이트급을 포기하면 역시 충북과 광주가 맞붙는 대학부 페더급 8강에선 광주가 기권하기로 짜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페더급에선 광주대표가 포기해 충북이 금메달을 땄다.
11일 진천화랑관에서 태권도 남자 대학부 라이트급 8강이 열렸다. 시합을 몇 분 앞두고 광주대표 최모군과 겨룰 예정이던 충북대표 오모군(청주대4)이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최모군은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오모군의 가족들은 12일 부상이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어머니 박모씨는 “울고 있는 아들에게 물었더니 ‘코치님이 (메달을) 물려줘야 한다’며 경기포기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 발목을 삐끗한 적은 있지만 시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전했다.
오모군 본인 역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실업 팀에 가려면 꼭 뛰어야 한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코치의 반박은 다르다. 지모 코치는 “훈련 중에도 병원을 자주 다녔던 오모군이 경기를 앞두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분명히 ‘뛰지 않겠다’는 의사를 본인이 표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확산되자 대한태권도협회는 사건의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청주=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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