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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슈퍼맨'이 산 부시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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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슈퍼맨'이 산 부시 발목잡나

입력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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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슈퍼맨’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적지않은 짐이될 것으로 보인다.미국 언론들은 12일 배아 줄기세포 연구 허용을 촉구해온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의 사망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부시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리브는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의학의 진보를 촉구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노력해왔다”며 “6월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함께 리브는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사실 리브는 죽기 전부터 이미 대선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지난 9일 진행된 2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리브를 거명하면서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를 지지한다”고 부시를 공격했었다.

케리는 미국 내 경제ㆍ사회 문제를 주제로 13일 열릴 3차 TV 토론에서도 리브의 사망과 줄기세포 연구를 연결시켜 부시를 몰아붙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케리는 리브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리브는 과학과 연구의 도움으로 생명을 잇고 있는 수백만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던 인물”이라며 생전에 리브가 줄기세포 연구 허용을 간절히 희망했음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수정하지 않고, 보수층과 종교계의 지지를 다지는 데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인간복제’의 첫 단추로 인식해온 부시 대통령은 2001년 8월 “배아 줄기세포연구는 줄기세포를 창출하기 위해 생명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천명, 기독교계의 지지를 받아왔다.

이후 미 행정부는 78개 세포군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부시는 보수적인 교계 지지 확보를 최우선적인 재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부시로서는 리브 사망 이후 닥칠 후폭풍에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었던 아버지 로널드 레이건을 대신해 줄기세포 연구 허용을 촉구해온 론 레이건이 아버지 사망 후 공화당 지지를 철회하고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것과 같은 일부의 ‘이탈’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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