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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줄기세포 연구 막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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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줄기세포 연구 막아선 안돼"

입력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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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로 10년 가까이 투병생활을 하던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10일 심장마비로 숨진 것을 계기로 그와 서울대 황우석(수의학과) 교수의인연, 그리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복제연구를 전면 금지하려는 유엔 움직임등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때마침 황 교수는 한국 유엔대표부와 의학연구진보연맹(CAMP) 등의 요청으로 1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각국 유엔 출입기자와 외교관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져 난치병 치료 목적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어서 복제연구의 윤리성과 불가피성을 둘러싼 국제적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황 교수는 올 6월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복제과학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 리브로부터 “더욱 진전된 연구를 통해 전세계 수백 만 명 장애인에게 희망을 달라”는 영상메시지를 받았다. 이 회의는 생명윤리 문제로 줄기세포 연구를 중단시키려는 움직임에 반발해 미국의 민간 단체인 유전학정책연구소(GPI)가 마련한 것.

이 자리엔 척수장애연구기금 회원들도 참가, 리브와 함께 황 교수의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며, 대니얼 휴먼 회장은 황 교수에게 “돈은 얼마든지 모아 줄 테니 빨리 연구를 재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생전 치료 목적의 줄기세포 연구를 강력하게 지지했던 리브는 황 교수와 만나기를 희망했는데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황 교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낸 후 리브 측이 만나자는 제안을 해와 언제 어디서 만날지 협의 중이었는데 갑자기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니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올해 2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인간배아 복제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한 직후 “윤리적 문제가 확실히 정리될 때까지 인간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중단한다”고 선언했지만 치료목적의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신념을 펼쳐왔다.

그는 1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도 “세계 최초의 복제양인 ‘돌리’가 정신분열증을 앓는 데서 보듯 완벽한 인간복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신체적 결함발생 가능성이 큰 데다 윤리적 문제까지 있어 인간 복제는 전면 금지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유엔에 상정된 생명복제연구 금지법안이 통과된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축적해온 복제 기술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제인간을 탄생시켰다고 주장한 미국 콜로네이드사에 대해 “그들만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유엔에는 현재 미국의 주도 아래 복제연구를 전면 금지하는 ‘코스타리카안’이 상정된 상태. 반면 한국, 일본 및 유럽 국가들은 인간복제는 금지하되 치료복제는 각국의 자율에 맡기자는 내용의 자체 결의안을 상정해두고 있어 10월21~22일 열리는 복제연구 관련 결의안 토의는 양측의 치열한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민감한 상황에서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는 대중에게 연구의 당위성을 온 몸으로 호소해온 리브의 사망이 더욱 안타깝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 재생의학과 로저 페더슨 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12일 실린 ‘이것이 의학의 미래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리브는 자신을 포함한 불치병 환자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치료를 받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그는 배아복제줄기세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녔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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