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어컨 할인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양문형 냉장고를 놓고 다시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레진(천연수지), 철판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 같은 가격 경쟁은 업체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600ℓ 안팎 보급형 양문형 냉장고는 각 사 대리점과 대형할인점 등에서 70만~8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A 할인점의 경우 LG전자의 580ℓ짜리 디오스가 72만8,000원에, 680ℓ 제품은 83만원에 팔리고 있고 삼성전자의 610ℓ 지펠 가격은 81만8,000원이다.
B할인점은 삼성의 617ℓ 지펠 기본형을 82만7,000원, LG의 576ℓ 디오스 기본형을 94만5,000원에, C할인점은 LG 디오스 576ℓ짜리를 82만5,000원,삼성 지펠 617ℓ짜리를 82만9,000원에 팔고 있다.
이 같은 가격대는 비슷한 용량과 기능을 가진 제품의 지난해 가격과 비교할 때 적어도 20만원이상 떨어진 것으로, 업체의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과 내수침체 타개 등을 위한 고육지책의 결과다.
가격경쟁으로 당장은 일부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지 모르지만 지나친 가격경쟁은 결국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나중에 제품을사는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등 출혈 경쟁의 부담은 결국 어떤식으로든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좀처럼 원가를 낮추기 힘든 백색가전의 경우 한 업체가 가격을 낮추면 다른 업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두 회사는 “1999년 이전에는 제품의 판매가격을 제조업체가 지정했지만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결정하도록 바뀌었다”며 “유통 업체들이 각종 행사를 중심으로 마진을 줄이고 싸게 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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