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으로 열면 업자가 돈실어… 1,200만원 받은 6급 구속“리모컨으로 차 트렁크를 열어놓을 테니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돈만 실어놓고 가세요.”
경북도청 6급 기술직 공무원인 이모(48)씨는 지난해 6월 도청 주차장에서 광산개발업자 임모(41)씨로부터 “규석광산 인가를 빨리 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500만원을 건네 받았다.
당시 이씨가 돈을 챙긴 방법은 ‘리모컨 작전’. 임씨가 도청 구내 농협에서 돈을 찾아 나오면 멀리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리모컨으로 자신의 승용차 문을 열어주고 임씨가 별 탈없이 돈봉투를 넣는 것을 확인한 뒤 사무실로 유유히 돌아가는 수법이다.
이씨가 영화에나 나올법한 작전을 통해 임씨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1,200여 만원. 이씨는 승용차에 감춰진 현금 100만원과 미화 1,900달러, 400유로가 경찰 수사를 통해 발각되면서 이씨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행각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이씨의 사무실과 집에는 2억2,000여만원이 들어있는 통장 수십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10여년동안 경북도청에서 광산관련 인ㆍ허가를 전문적으로 도맡아온 이씨는 종종 임씨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고 지난해 여름 휴가철에는 임씨가 이씨 가족의 호텔숙박비와 밥값을 대신 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2일 이씨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리모컨식 뇌물행각’을 캐고 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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