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접전지를 둘러싸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쟁탈전이 불을 뿜고 있다. 두 후보는 특히 선거인단이 많이 걸린 ‘대형주 (州)’에 유세 시간과 광고를 쏟아 붓고있다.◆케리의 막판 추격전=CNN이 2차 토론 직전인 8일 발표한 주별 판세 분석 결과는 부시 대통령과케리 후보가 각각 301명과 23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부시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얻어 재선을 눈 앞에 두게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케리 후보가 1차 토론 승리 효과를 타고 몇몇 접전지에서 맹렬한 기세로 지지층을 불리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우세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CNN은 케리가 뉴멕시코(5명) 아이오와(7명) 위스콘신(10명) 등 2000년 대선의 민주당 승리 주 뿐만아니라 뉴햄프셔(4명) 오하이오(20명) 플로리다(27명) 콜로라도(9명) 등 공화당 승리 주에서도 부시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1차 토론 직전 부시가 위협했던 두 곳의 민주당 텃밭 펜실베이니아(21명)와 뉴저지(15명) 주에서는 케리가 견고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CNN은 밝혔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1차 토론후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겨우 오차 범위인 2% 포인트 범위 내에서 부시를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3개 대형주(州)를 잡아라=미 언론들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의 10%가 걸린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주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하느냐가 차기 백악관 주인을 결정할 결정적 변수로 보고 있다.
케리가 펜실베니아를 지키고 오하이오와 플로리다를 탈환한다면 선거인단에서 285명 대 253명으로 역전하게 된다. 그러나 케리가 3곳 중 2개 주에서만 승리할 경우 현재 부시가 우세를 유지하고 있는 몇 개의 중소 주에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의 경우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주지사가 허리케인 재난 구호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부시도 수 차례 이 곳을 방문, 이재민에게 물병을 나눠주는 등 활동을 한 결과 케리와의 지지율차가 51%대 44%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1차 토론 후 플로리다에서 케리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케리가 부시를 47%대 48%로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2000년 대선 때 부시가 14% 포인트 차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이겼던 콜로라도 주에서도 이변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주 인구의 18.6%를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의 유권자 등록이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이 박빙의 접전지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콜라라도주는 이번 선거 때 승자가 선거인단을 전부를 차지하는 대신 득표비율에 따라 배분토록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주민투표로 결정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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