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부진 속에서도 국내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에너지원 확보가 기업과 국가경제의 핵심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와 자원확보를 위한 해외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대우인터내셔널은 9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남부에 있는 와하나 유연탄 광산(500만톤)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전력은 보조네가라 지역에 총5억달러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에 51%의 지분을 가지고 참여해 2007년에 준공할 계획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중앙아시아 최대 자원부국인 카자흐스탄과의 우라늄합작개발 및 러시아 사하공화국과의 자원개발협력, 남미 페루 동광개발사업등 에너지 대체를 위한 4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는 브라질 캄포스 해상광구에서 원유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SK의 유전ㆍ가스전 개발은 올 들어서만 6건으로 지분을 확보한 해외유전의 하루 생산량만 2만5,000배럴에 이른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해외유전 개발투자는 2000년 3억962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3,612만달러로 3년만에 73.1% 급증했다.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도 해외투자 발걸음을 자극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를 중국에 이은 ‘제2의 글로벌기지’로 만든다는 전략에 따라 2007년까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매출액을 현재 13억달러에서 100억달러까지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는 10년내 철강생산능력을 5,000만톤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인도 오리사주(州)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중이다. 포스코는 인도정부에 연간 3,000만톤 규모의 철광석 채굴사업을 신청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내수부진을 극복하고 현지화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해외 직접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며 “돈이 되고 비전이 있다면 지역과 분야에 구애받지 않는 적극성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지역도 전세계로 분산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자원개발을 비롯한 중국에 대한 총투자는 12억6,800만달러(37.6%)로 지난해 같은 기간(41.9%)보다 줄어든 반면 유럽은 7,500만달러에서 4억6,500만달러로 증가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계에 도달한 기업의 해외투자나 이전을 통한 회생은 바람직하지만 기술집약이 높은 우량기업의 해외이전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지속할 수 있는 투자여건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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