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왔습니다.” “같은 처지인데, 찾아오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참수 당한 미국인 닉 버그의 부친 마이클 버그(59)씨가 한국을 찾아 똑같은 아픔을 겪은 고 김선일씨 부모를 위로하며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반전ㆍ반자본주의 노동자 운동단체인 ‘다함께’의 초청으로 8일 입국한 버그씨는 10일 낮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김종규(69) 신영자(59)씨를 만나 1시간여동안 식사를 함께 했다.
“슬픔에 굴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라고 버그씨가 말문을 열자, 김씨 부부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심정이 매 한가지일 텐데, 먼 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라며 마주 잡은 두 손을 놓지 않았다.
“닉 버그씨와 우리 아들이 구금돼 참수 당하기까지의 시기 등 모든 상황이 너무나 비슷해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지요.”김씨 부부는 버그씨와 생전 아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교환하며 아들을 잃은 뒤 겪은 고통스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버그씨는 ‘무엇이 내 아들 닉 버그를 죽였는가’라는 주제로 서울(9일)에 이어 이날 오후 3시 부산대를 찾아 강연했고, 11일 출국할 예정이다.
부산=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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