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박스터는 정통 스포츠카의 대명사다. 2,700㏄ 엔진으로 무려 228마력을 자랑하는 박스터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 6.4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3㎞.외관부터 예사롭지 않다. 바닥에 딱 붙어 도로 상태 등을 쉽게 실감할 수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엔진이 운전석 뒤에 있다는 점이다.
엔진룸을 식혀주는 팬을 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량 앞부분엔 라디에이터도 없다. 그만큼 더욱 독특한 디자인이 가능해진 셈이다. 엔진에 공급될 공기 흡입구는 차량 옆에 아가미처럼 자리를 잡았다.
트렁크도 2개다. 앞에 엔진이 없는 만큼 보닛을 열면 빈공간이 나온다. 물론 뒷 트렁크도 있다. 그러나 엔진이 차지한 공간 때문에 뒷 트렁크 크기는 작다. 앞 뒤 트렁크 어디에도 골프백을 넣을 순 없어 옆자리에 싣고 다녀야 한다.
자리에 앉아 시동을 켜면 계기판에 작은 동그라미 모양의 각종 지시 등이 일제히 눈을 뜬다.
박스터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에 신속하고 정밀하게 대응한다. 운전자의 마음을 미리 읽기라도 하듯 생각과 동시에 차가 움직인다. ‘배리오캠 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엔진실의 연료 및 흡입밸브 개폐시 고도로 정확한 타이밍 조절을 통해 최적의 반응을 얻어내면서도 연료 소비를 줄인 기술이다. 이를 위해 엔진 속도, 가속 페달 포지션, 공기량, 엔진오일 및 냉각수 온도, 현재 기어 단수등을 측정, 흡입 밸브 등을 조정한다.
디자인이 마치 파도를 치듯 굴곡되면서도 부드러운 것은 포르쉐의 경량 합금 제조 기술의 특별한 노하우로 가능했다는 귀띔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 여건상 박스터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만한 기회는 많지 않다. 특히 전자동인 사브 9_3 컨버터블과는 달리 지붕을 여다는 것이 반자동인 점도 다소 뒤떨어졌다는 느낌이다.
반드시 멈춰야만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점도 불편하다. 2인승이라 의자를 뒤로 젖힐 수도 없다. 박스터 매뉴얼 모델은 9,240만원, 팁트로닉 모델이 9,570만원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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