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관광업계의 풍속이 달라지고 있다. 내국인들의 ‘해외 매춘관광’이 되살아나고 일본ㆍ중국 등 외국인들의 국내 관광은 줄어드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업계는 국내 관광산업의 위축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 기회에 국내 관광산업이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1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난달 23일 이후 동남아등 해외로 나가는 남성 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유흥가 관광이 노골화하고있다. 동남아 여행 전문인 I여행사 김모(36) 사장은 “최근 들어 해외여행을 계획한 고객들이 이왕이면 국내서 금지된 유흥도 즐기고 오자는 생각에서 전통적인 휴양지나 관광지 대신 동남아를 대안으로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추석 연휴에 해외로 나간 남성 단체 관광객들 상당수가유흥가 관광을 원했다고 보면 된다”며 “골프여행에 밀려 주춤했던 매춘관광이 다시 고개를 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관련 업체들은 이처럼 동남아 단체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 및 홍보에 나서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원모(36)씨는 “유흥가 관광 증가에 대비해 술집과 윤락업소 등을 상대로 가격할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제주, 부산 등 일본ㆍ중국인 단체 관광이 많은 지역의 유흥업소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S여행사 관계자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일본ㆍ중국인 관광객들의 예약 문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일본 관광객 5명이 서울 미아리 윤락업소에 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광취소 건수가 보름간 3~4건 있었고 문의전화도 하루 2~3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제주 A호텔 객실 140개를 예약한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무려 객실 40여개를 취소했다. 서울 중구 B호텔의 경우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외국인 투숙률이 전월 같은 기간(92%)보다 23% 포인트나 줄었고, 호텔 면세점 출입도 같은 기간 24% 감소했다. 제주도내 4개 외국인 전용 유흥음식점은 법 시행과 함께 세무서에 휴업신고를 하고 문을 닫았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성매매특별법 시행이 국내외 관광 흐름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찾아갈 경우 별도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관광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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