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에서 활동하는 국내 과학자들이 새로운 속(屬)에 속하는 2개의 세균 종(種)을 발견했다.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37) 교수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윤호일(43) 박사팀은 남극 세종기지 부근 펭귄 서식지에서 새로운 세균 2종을 찾아내고 이들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속에 속한다는 사실을 최근 규명, 미생물 분류학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국제미생물분류학회지’에 등록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과학자가 극지에서 사는 신종세균을 발견, 국제학회의 공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새로 발견된 세균은 섭씨 25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30도가 넘으면 생존하지 못하면서 영하 10~20도에서도 자랄 수 있는 호냉(好冷)성 세균이며 분류학적으로는 플라보박테리아과(科)에 속한다.
연구팀은 속의 이름을 세종(Segongia)으로, 종은 지난해 12월 이 기지에서 사고로 희생된 고 전재규 대원의 이름을 딴 ‘세종기아 전니아이(Sejongia jeonii)’와 남극을 뜻하는 ‘세종기아 안타르티카(Segongia antarctica)’로 각각 명명했다.
천 교수팀은 2002년부터 남극 지역에 대한 미생물 자원 탐사를 하면서 100개 이상의 미생물을 분리, 이 중 15개의 신종을 연구 중이며 이번에 발견한 2종도 여기 속한다.
천 교수는 “호냉성 세균에서 추출한 세균은 낮은 온도에서 강력한 활성을 나타내 저온에서 반응해야 하는 수질 정화제나 저온숙성 식품 등 산업적 이용 범위가 광대하다”며 “미국 호주 독일 등이 남극 생물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쇄빙선 등의 시설이 갖춰지면 우리나라도 경제적 가치가 높은남극 미생물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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