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일정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에서 헌화하는 것으로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다”며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묘소 2층 내부까지 들어가 호치민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10초 가량 묵념했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치민 묘소 입구에서 헌화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96년 베트남을 방문했으나 묘소를 찾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DJ는 다리가 불편하다는 등 이유로 묘소 앞에서 헌화만 했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베트남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정식 헌화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주석궁에서 쩐득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베트남이 옛날부터 고난을 겪으며 극복해온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며 “우리 국민들은 마음에 빚이 있기 때문에 베트남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어 공동언론 발표문을 채택, 2001년 합의된 양국간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확대ㆍ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대우와 포스코, 코오롱건설 등 6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하노이 신도시 개발’의 사업 승인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했고, 렁 주석은 “바로 해주겠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SK텔레콤, LG전자, 동아일렉콤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베트남 이동통신인 S폰에 합작투자 하는 것을 지원하고 11_2 가스전 개발 본격화 등을 통해 자원 개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렁 주석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와 양국간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청했다.
하노이=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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