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높이뛰기 한국新 11번째 경신…5,000m 이은정은 첫 15분대 한국신25m를 내달려 장대를 꽂고 솟구친다. 3m82에 걸린 바는 미동도 않는다. 관중의 탄성이 터졌다. 한국 신기록이다.
‘장대공주’ 최윤희(18ㆍ전북 김제여고3)가 9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85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장대높이뛰기에서 지난달 19일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3m81)을 1㎝ 높였다. 생애 11번째 한국기록. 2위는 3m20을 넘은 유혜영(부산체고).
기록만 인정되는 시범종목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이제 걸음마다. 아테네에서 화려한 비상으로 인기몰이를 한 ‘장대 여왕’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세계기록(4m92)과는 무려 1m 차이. 실력은 하늘과 땅이지만 최윤희는 ‘한국판 이신바예바’로 불린다. 이신바예바는 ‘마(魔)의 5m’, 최윤희는 ‘한(恨)의 4m’ 정복이 올해 목표다.
초등학교 시절 포환던지기 선수였다. 중1때 육상대회에서 보게된 높은 장대에 그만 마음을 뺏겼다. 넋이 나간 아이는 냉큼 이원(64) 감독을 찾았다. 이 감독은 국내 유일의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엔 장대높이뛰기 시설이 없던 터라 최윤희는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대전까지 다녔다. 훈련은 고작 1시간. 이 감독은 사비를 털어 그를 도왔다. 이 감독은 한때 복싱을 하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전향했으나 도쿄올림픽(1964)을 앞두고 부상으로 올림픽 꿈의 한을 안았다. 당시 이 감독의 최고기록은 3m20.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었다.
이 감독은 매일같이 이메일을 보내 최윤희를 다독였다. 최윤희는 “베이징올림픽(2008)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올해 4m를 넘고 내년엔 대학에 진학해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여자 일반부 멀리뛰기에선 김수연(27ㆍ울산시청)이 6m38을 뛰어 자신의 종전 한국기록(6m34)을 깼다. 대회 육상 첫 한국기록이자 자신의 생애 3번째 한국기록. 10일 열린 여자 5,000m에선 이은정(충남도청)이 15분54초44로 결승선을 끊어 7년 만에 한국기록을 달성했다.
여자 양궁에선 ‘아테네 신궁’ 박성현(전북도청)이 세계기록 2개를 작성하며 3관왕에 올랐고, 다이빙의 권경민(강원도청)과 황인화(아산시청) 역시 대회 3관왕이 됐다.
청주=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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