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태동이후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는 용인경전철사업에 비상이 걸렸다.경전철 출발역인 구갈역 부지에 터를 두고있는 녹십자 신갈공장의 이전문제가 표류하고 있기 때문. 용인시와 녹십자사는 최근 ‘구갈역사 적기착공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해 2008년말 개통이 예정된 경전철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장부지 찾기 4년, 수포로=용인시 기흥읍 구갈리의 녹십자공장(2만평)이전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미오래전 부터다. 이곳이 2000년 용인경전철(구갈~에버랜드, 총연장 18.47㎞)과 분당선 연장선(오리역~수원역, 19.6㎞)의 환승역인 구갈역 부지로 확정됐지만 해결된 부분은 거의 없다.
지난해 용인시가 남사면 봉명리의 남사공단부지(32만평) 확보에 나서면서 이곳으로의 이전이 점쳐졌다. 그러나 올초 인근 평택시가 남사공단이 속해있는 진목리와 북리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난색을 표시하며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상수도보호구역 해제에만 1년이 넘게 걸려 3년 6개월로 예상되는 경전철사업의 공기를 맞출 수 없기 때문. 용인시는 궁여지책으로 녹십자 소유의 충북 오창부지(3만9,000평)로의 이전을 권유했지만 회사측은 2,000여명에 이르는 핵심인력의 이주가 어렵다며 이를 거부했다.
녹십자사 관계자는“간염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를 만드는 회사의 특성상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공장 허가ㆍ등록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해 이전에만 3~4년 걸린다”며 “3만~4만평 정도의 부지만 확보되면 즉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역세권 사업도 불투명=경전철 착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대안부지의 윤곽조차 나오지 않아2008년말 경전철 개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설령 경전철이 2008년 개통하더라도 경전철과 환승되는 분당선 연장선이 차질을 빚어 용인시 관계자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돼야만 경전철을 이용한 서울 등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경전철의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선 연장선 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애초보다 공사가 2년 가량 늦어진 분당선 연장선을 2008년에라도 개통하려면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구갈역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갈역 완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전철과 분당선의 환승이 불가능해 동백지구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8년께 이 지역의 교통대란도 예상된다. 2002년 수립된 구갈역세권 토지개발계획(11만평)도 연쇄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용인 경전철사업단 관계자는“남사공단 이외에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다가 화를 키웠다”며 “행정절차의 간소화 등을 통해 대안부지를 시급히 마련, 2008년말 개통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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