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한국일보사와 강원 철원군 태봉제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DMZ(비무장지대) 평화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이 대회는 정식 코스의 절반인 하프 코스, 10㎞, 5㎞ 등 3개 코스로 나뉘었는데 나는 5㎞ 코스를 뛰기로 했다. 이 코스 참가자는 소년ㆍ여성ㆍ중년층이 대부분인데 내가 최고령인 것 같았다.
넓은 황금 물결 들판을 가르며 한탄강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꾸준히 달렸다. 초등학교 시절 신작로 오르막길 4㎞ 거리를 거의 뛰다시피 통학하면서 장거리 달리기를 익혀 계속 뛰어왔다. 30년 넘게 아침마다 5시부터 7시까지 동네 테니스장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를 해서 칠순이지만 마음만은 남과 같이 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막상 뛰어보니 남보다 앞설 수 있는 체력이 미치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겨놓기가 힘들어 선두 그룹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중단하지 않고 계속 달리면서 마라톤은 체력ㆍ인내ㆍ의지가 있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5km 완주 시간이 1시간이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달려 50분 만에 골인했다.
노인이 완주하자 관객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어 손을 흔들며 답했다. 큰 성취감을 맛보았고 값진 메달도 목에 걸었으니 그 기쁨을 어디에 비길수 있겠는가. 오래도록 메달을 간직해 기념하고 싶다. 더없이 즐겁고 건강하게 보낸 하루였다.
처음 개최한 평화 마라톤 대회지만 준비를 잘 해서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다음에는 오전에는 대회에 참가하고 오후에는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는 가을 나들이를 겸하는 것도 좋겠다.
고석정의 6ㆍ25 전적 유물전시관, 임꺽정 전설이 담긴 누각, 한탄강 일대비경의 기암괴석, 인근에 있는 직탕폭포 등 볼거리를 관람하는 기회로 삼으면 금상첨화이겠다.
마라톤 정규 코스 부문도 마련해 대회다운 대회로 부상시키고 점진적으로 대회가 발전해서 전국대회, 더 나아가 남북을 잇는 공동의 대회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동규ㆍ전 영북종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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