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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있는 주말-지금이 제철!-홍합요리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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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있는 주말-지금이 제철!-홍합요리 업그레이드

입력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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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길거리 리어카 포장마차에서 소주와 함께 즐겨 먹었다. 껍질을 벌려 속살을 떼어 먹으며 마셨던 뜨거운 그 국물 맛이란…. 홍합 얘기다.주머니 사정이 어려웠던 사람들의 오랜 별미였던 홍합이 식탁의 주연 자리를 넘본다. 소주의 곁안주로 함께 하던 따끈한 홍합탕, 혹은 뷔페식당이나 한정식집의 반찬 정도로 나오던 홍합이 정식 메뉴로 급부상하고 있다. 홍합을 주제로 내세운 홍합바가 생겨나고 중식당의 홍합 메뉴가 일품요리로격상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홍합 요리만 20여가지를 내놓는 서울 이태원의 프렌치레스토랑에 외국인은물론, 한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것도 홍합에 대한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아직 좀 낯설지만 유럽에서는 홍합이 ‘메인 디쉬’로 올라선지 오래다. 웬만한 레스토랑이나 카페, 비스트로에 가더라도 홍합 요리를 갖추고 있으며 홍합 전문 레스토랑도 큰 인기다.

홍합이 테이블 위에서 갖는 지위는 우리에 비견할 바 아니다.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즈음은 홍합철이다.

▲ 프랑스식 정통 홍합요리를-라시갈르 몽마르트 (02)796-1244 이태원소방서앞

홍합 요리만 20여가지를 맛볼 수 있는 홍합 전문 프랑스 레스토랑. 프랑스인 파스칼 비아닉-레제씨와 아내 이다연씨 부부가 주인. 주방에서 일하는 플로강 레스쿠에젝, 홀 매니저 겸 소믈리에 제랄드 사비니씨 등이 프랑스인의 손맛을 보여주며 손님을 맞고 와인도 골라준다.

쉐프인 플로강씨가 내놓는 홍합은 굽고 볶고 삶는 것을 비롯, 수프나 샐러드 등 요리할 수 있는 모든 형태로는 다 만들어낸다. 커다란 보울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직원들은 연신 홍합이 가득 담긴 보울을 들고 테이블로 나르기에 바쁘다. 홍합 요리에는 프렌치 프라이가 반드시 따라 나온다.

유럽에서 홍합을 먹는 방식 그대로다. 간혹 케첩을 달라는 손님이 있는 데이는 금기사항. 홍합 국물에 찍어 먹는다. 케첩을 쓰면 입안에서 홍합 맛이 달아나기 때문.

홍합은 젓가락이나 포크 대신 손으로 먹는다. 한 손에 홍합을 들고 홍합 껍질로 홍합 속살을 떼내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요령. 국물 또한 홍합 껍데기로 떠 먹으면 더 맛있다. 수저를 달라고 할 일이 없다.

홍합 한 사발이 1만2,000~1만6,000원. 홍합이 들어간 크림수프는 9,000원, 구운 홍합은 8,000원이다. 머스타드 소스맛의 홍합, 오리엔탈 소스 홍합, 태국 스타일의 홍합 등 메뉴판에 가득한 홍합 요리는 이것 저것 다 맛보고 싶을 정도로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홍합에는 시원한 맥주나 상큼한 화이트와인 한잔이 어울린다.

▲ 홍합과 함께 샴페인을-더 버블스 (02)3446-8041 압구정동

서울 강남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홍합요리를 값싸게 맛볼 수 있는 곳. 프랑스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서 공부한 김현철 조리사가 9가지 프랑스식 홍합요리를 선보인다. 유럽에서도 홍합 요리를 많이 만들어보고 배워온그는 자칭 한국인으로는 유일하다는 ‘홍합 전문 쉐프’다.

남자들은 매콤새콤한 새우마늘소스 홍합요리를, 여자들은 블루치즈 소스를특히 좋아한다. 블루치즈는 향이 강해 못먹는 사람도 있는데 홍합요리로 만들어 놓으면 먹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오히려 국물까지 다 떠 먹는다고.

홍합만으로 속이 허전하다 싶으면 스파게티를 같이 넣어 내놓는 홍합파스타가 기다린다. 홍합 사이에 길다란 링귀네 면발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홍합스파게티가 스파게티에 홍합을 넣은 것이라면 이건 홍합에 스파게티를넣은 격. 물론 스파게티 보다 홍합이 훨씬 많다.

화이트와인 소스를 사용한 마리니에 홍합, 프로방스식의 토마토소스 홍합, 고수가 들어가 향이 강렬한 아시안스타일의 홍합, 식사 메뉴로 적당한 홍합그라탕 등도 인기 메뉴. 1만3,000~1만6,000원.

주인은 연세대 의대를 나와 남양주에서 연세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현,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고 외국금융회사에 일하던 김솔이씨 부부.

외국서 공부하고 생활한 경험을 살려 홍합 전문 바를 오픈했다. 홍합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샴페인을 구비하고 있는데 병이 아닌 잔으로도 판매한다는 것이 다른 곳과 차이점. 웬만한 바의 샴페인보다 50~20% 싸게 판다.

▲ 깐풍소스로 먹는 매콤한 홍합 맛-상해본색 (02)563-8031 선릉역 바로옆

중국 요리에만 있는 깐풍 소스를 활용한 홍합요리를 내놓는다. 이름하여 깐풍홍합찜. 마늘을 주재료로 매운 고추는 물론, 빨간 색을 띠고 조그마한크기의 태국 고추인 삐끼누까지 들어간 깐풍 소스가 제법 맵다. 매운 맛에 홍합에서 우러나오는 약간의 단맛이 더해져 여성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

홍합과 함께 당근 양파 등 갖은 야채들이 잘게 다져서 들어가 맛을 더해 준다. 특히 가을부터는 실제 중국 부추를 넣는데 쪽파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이색적이다.

여름에 쓰면 질기기 때문에 가을부터 넣는다고. 화교인 유석정 조리사가 홍합에 어울리는 소스를 찾느라 이것저것 만들어 보다 깐풍소스가 가장 잘맞는다고 판단해 탄생한 요리다. 홍합을 삶은 뒤 커다란 프라이팬에서 깐풍 소스를 넣고 볶아낸다. 1㎏에 1만5,000원.

중식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 대부분이 탕수육 정도를 제외하곤 비싼 편인데 비교적 싼 값에 양을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여서 특히 인기가 높다.

/글 사진 박원식기자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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