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 등 국제 경질유가의 초고공행진속에서도 우리나라 원유수입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가 최근 초고유가의 직격탄을 피하고 있다.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일보다 93센트 오른 배럴당 52.02달러로 전일에 이어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전일보다 27센트 떨어진 37.5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WTI 선물가격은 19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로 올들어서만 배럴당 19달러, 약 60%가 오른 수치다. 지난 8월19일 러시아 유코스사 사태로 48.8달러까지 치솟았던 WTI값은 이후 43~44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 중순 허리케인이 멕시코만 유전지대를 강타하고, 겨울철을 앞둔 원유재고 하락 및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로 다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이에 비해 두바이유값은 8월20일 41.3달러까지 치솟은 뒤 34~35달러를 유지하다 최근 37~38달러로 WTI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 올랐다. 올 1월보다 30% 가량 오른 수준이다.
공사측은 “WTI와 두바이유의 통상 가격차이는 3~4달러이지만 최근 15달러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4분기동안 10달러 안팎의 가격차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제 경질유와 중질유의 극심한 가격 양극화 현상은 두바이유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로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OPEC의 생산량은 지난 4월 2,350만 배럴에서 8월 2,600만배럴까지 늘었으며 11월까지 2,700만 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가솔린과 디젤, 등유, 경유 등 미국과 유럽에서 겨울철에 수요가 급증하는 석유제품의 원료가 되는 브렌트와 WTI의 생산차질과 재고하락은 곧바로 이들 원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석유공사측은 “WTI와 두바이유의 가격차이는 멕시코만 유전의 생산력이 회복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최근 WTI값의 급등은 우리경제에 심각한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