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가 배신했나.”5일 밤 부통령 후보간 토론회에서 딕 체니 부통령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한 인터넷 웹사이트를 언급했으나, 이 웹사이트를 찾아간 유권자들이 조지 W 부시의 낙선운동을 촉구하는 대문짝만한 광고를 만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유권자들이 눈을 의심하며 확인해보니, 그 곳은 헝가리 태생의 유대계 금융거부이자 정열적인 반 부시 운동가인 조지 소로스의 웹사이트였다. 이 광고는 “부시가 재선돼서는 안 되는 이유는 그가 우리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고 우리의 이익을 훼손했으며 미국의 가치를 저해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선전문구는 체니에 의해 엄청난 홍보를 한 셈이 됐다.
사정은 이렇다.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체니와 방산업체 핼리버튼의 유착 의혹을 물고 늘어지자 체니는 “제대로 알고 얘기하라, ‘FactCheck.com’에서 사실을 확인하라”고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러나 이 웹사이트는 정치와는 무관한 각종 사전류를 판매하는 출판관련사이트였다. ‘FactCheck.org’가 의도했던 것인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org를 com으로 잘못 말한 것이다. 이후 이 출판사이트는 홍수같이 밀려드는 접속자로 인해 컴퓨터가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고, 이를 보다 못한 회사측이 ‘GeorgeSoros.com’으로 자동 접속되도록 했다. 웹사이트를 이 지경으로 만든 데 대한 앙갚음이었다.
체니가 소개했던 FactCheck.org는 선거 쟁점을 유권자에게 정확하게 알릴 목적으로 개설된 비영리, 비당파적 조직. FactCheck.org측은 “우리가 에드워즈의 주장을 반박한 것처럼 체니가 주장하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에드워즈도 관련 의혹을 너무 부풀리고 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황유석기자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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