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외국태생 시민권자의 대선 출마자격 부여’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6일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5일 미국 헌법2조의 대통령 피선거권 제한규정 폐지자들의 의견을 듣는 첫 청문회를 열었다.청문회 개최는 미 상ㆍ하원 일부 의원들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시민권자들에게도 대통령 피선거권을 허용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했기 때문.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은 그 동안 26차례 이상 제출됐으나 속지주의를 중시하는 미국의 전통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논의는 특히 오스트리아 태생인 아널드 슈워제네거(57)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여부와 맞물려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린 해치 법사위원장(공화ㆍ유타)은 이날 “대선 출마자격을 ‘미 태생 시민권자’로 제한하고 있는 미 연방헌법 제2조(1870년대 제정)는 시대착오적”이라며 “시민권을 취득한 지 20년이 지나면 피선거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워제네거는 21세 때인 1968년 보디빌딩 세계챔피언으로 미국에 이민온 후 83년 9월 시민권을 취득했다. 미 시민권자가 된 지 20년이 이미 넘었다. 슈워제네거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한 바 없으나 그의 친구들은 “평소 농담조로 백악관으로 한 번 가볼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정안을 제출한 일부 의원들은 “시민권 보유기간이 35년 이상은돼야 한다”고 주장해 슈워제네거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선출마자격이 ‘시민권 35년 보유’로 결정되면, 슈워제네거는 77세가 되는 2024년에나 출마할 수 있다.
더욱이 회의에 참석한 해리티지재단 매튜 스폴딩 연구원 등이 “이중국적자는 대선 출마후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오스트리아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슈웨제네거를 겨냥했다. 전반적으로 슈워제네거의 기대대로 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고성호기자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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