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30] '싸이질'도 지나치면 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30] '싸이질'도 지나치면 병

입력
2004.10.07 00:00
0 0

요즘 인터넷에선 미니홈피 붐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사이트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미니홈피는 개인의 프로필, 사진첩, 게시판과 방명록 등을 만들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타인과의 상호 교류를 이루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 중 시공을 통해 자연스레 만날 수 있고 단절되기 쉬운 현대사회에서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좋은 매개수단이 되었다.도대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미니홈피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싸이월드 회원수가 최근 1,000만명을 돌파했고 미니홈피 관리에 투자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자기표현이 쉬워진 것과 맞물려 나만의 개성을 맘껏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미니홈피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PR시대이다. 자신을 알리는 것 또한 능력이라는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낯설지 않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보여주는것에 익숙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길 원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모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지나친 미니홈피 열풍에 ‘싸이폐인’ ‘싸이중독’ 이라 불리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이니 말이다.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 보내는 것은 유익하지 못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누구나 벌거숭이가 될 만큼 정보노출이 심하다. 특히 방명록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어서 자칫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몰래 훔쳐보기가 가능한 이곳에선 스토커가 따로 없다. 이것이 인터넷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사이버시대에 사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게임중독, PC방 중독 등 컴퓨터와 관련된 병명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이제는 싸이중독까지….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룬 사이버문화에서 파생된 신종 바이러스가 아닐까?

미니홈피가 성숙한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문제점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마케팅효과와 정보공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미니홈피의 장점은 더욱 살리되, 지나친 싸이질로 인해 우리에게 한정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싸이폐인으로 전락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개인의 정보가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 범죄로부터의 예방과 프라이버시 보호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사이버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자신의 모습이 문화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성희 상명대 일본어문학과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