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인도 방문 중 “한국 대표는 대통령 아닌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번 러시아 방문 때에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적도 있어 대통령의 새삼스러운 기업관 피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동행 기업인들에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오겠지만, 대통령으로서 기업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는 대통령의 기업관에 대한 관심이다. 재벌을 개혁 대상의 앞 자리에 두고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기조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대기업들은 줄기차게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개혁이 미흡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직접 피부로 느낀 나머지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대통령의 시각이 상당 부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시각이다. 노 대통령은 인도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우리가 1980년대 시민사회운동과 정치를 하면서 외국 기업이 장사만하고 이익만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했다”며 “여기서 한국 기업들이 윈윈(win-win)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 자본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통령의 이러한 기업관은 실제 정책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관심이다.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정부는 머리 속에 기업을 어떻게 도와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우선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왜 투자를 꺼리고 있는지를 짚어봐야한다.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초래한 불확실성과 좌파적 방향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로 이런 것들을 제거해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기업을 도와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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