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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던 386운동권 기업인 대출알선 수뢰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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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던 386운동권 기업인 대출알선 수뢰구속

입력
200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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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의 위장취업 노동자, 촉망받는 구조조정 전문가, 그리고 금융범죄 피의자’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구속된 한 386세대의 인생 노정이다. 제도권에 들어온 이후 운동권 출신 사이에서 대표적인 성공 기업인으로 알려진 그의 구속은 씁쓸한 뒷말을 남긴다.

서울대 공대 78학번인 이모(46)씨는 대학 2학년때부터 군부독재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다 중도에 노동현장에 뛰어든 전형적인 386세대 운동권이었다.

90년대 중반 동아리 후배였던 모 정치인의 보좌관으로 영입되면서 제도권에 들어간 그는 2000년 컨설팅업체인 골든브릿지사를 설립,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또 한번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이후 휴스틸 프로칩스 삼익악기등 굵직한 회사의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성공시켜 업계에서도 구조조정 전문가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외국자본에 의해 놀아나는 M&A시장을 바로잡겠다’며 자본주의의최첨단 분야에 뛰어든 그의 포부는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다.

이씨는 이날 한 업체의 부탁으로 은행대출을 도와주고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4∼6월 부동산 시행사 I사 실소유주 엄모씨에게 H상호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346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해 주고 그 대가로 18억6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씨는 자신의 회사 대주주인 정모 변호사를 통해 정씨의 고교 선배인 H상호저축은행 회장 윤모씨에게 대출을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대출알선이 정당한 자문용역 활동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이씨의 구속에 대해“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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