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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명분·취지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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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명분·취지에 충실하라

입력
200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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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가 미국식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을 확정,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체계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됐다. 현행 법학교육과 사법시험 제도가 숱한 병폐를 낳고 국제화 시대 다양한 법률수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로스쿨 도입논의가 큰 틀의 합의에 이른 것은 반길 만하다.그러나 제도 자체가 시장원리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는데다가 세부 방안을 둘러싼 이해 갈등도 많아 앞으로 한층 폭 넓은 사회적 논의가 요구된다.

당장 로스쿨 정원만 해도 사개위는 사시선발 인원과 비슷한 1,200명을 제시했으나, 학계는 법률서비스 수요에 맞추려면 2,5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주장한다.

그러나 법률가들의 이해에 맞춰 정원을 제한하거나 절충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 확대 명분에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그 동안 사시합격자를 크게 늘린 데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변호사 도움을 받기는 여전히 힘든 현실을 바꾸려면, 이기적 고려를 넘어선 발상과 논의가 절실하다.

10곳 미만의 로스쿨 설치대학을 선정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대학과 지역이 사활을 걸다시피 하며 경합하는 상황에서 서울과 지방, 국립과 사립을 각기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결국 고속철 역처럼 로스쿨 인가가 남발될 우려마저 있다. 이런 가운데 우수한 법률전문가 양성을 위한 실무출신 교수비율을 정하는 문제 등은 소홀하게 넘길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중요한 것은 국제경쟁력 있는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고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명분에 충실하게 제도를 다듬는 것이다.

오랫동안 논란 된 문제점을 대충 절충해 때우는 식으로 새 제도를 시행할 경우, 망국적 사시 열풍이 고스란히 로스쿨 입학경쟁으로 옮겨간 채 계층간 법률서비스 격차와 사회적 비용부담만 늘리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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