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라이더’는 따뜻한 영화다. 뉴질랜드의 원주민 소녀가 ‘남성만이 부족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편견을 넘어 마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원주민 여성’ 하면, 역시 뉴질랜드 영화 ‘전사의 후예’(1995년)에서그려진 가난에 찌든 모습이 떠오르는데다, 여성의 성공담은 다분히 투쟁적일 것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이런 편견과 달리 ‘웨일라이더’가 따뜻한 것은 주인공 파이키아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케이샤 캐슬 휴즈(13ㆍ사진)의천진하지만 강하고 흡인력 강한 눈망울 덕이다.
엄마와 쌍둥이 오빠를 잃고, 손녀에 대한 이유 없는 원망에 마음을 완전히 열지 않는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지만, 타고난 영특함으로 사랑 받으며 부족의 지도자로 자리잡는 파이키아 역으로 이 아이는 2004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최연소 후보자로 기록됐다.
케이샤 캐슬 휴즈를 찾아낸 이는 1994년 ‘피아노’로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안나 파킨을 발굴한 다이아나 로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호주인 아빠와 마오리족 엄마를 둔 케이샤에게 ‘웨일라이더’는 데뷔작이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아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도캐스팅 됐다.
뉴질랜드 동쪽 해안 기스본 북쪽에 위치한 해안마을 왕가라의 풍경은 영화전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이끈다. 이 마을은 영화에서처럼 고래를 타고 온 선조들의 전설이 실제로 살아 있는 곳으로 고래등을 탄 선조 파이키아의 동상, 교회당, 마을 군락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작가 위키 이히마에라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손색이 없다. 원제 ‘Whale Rider’. 8일 개봉. 전체관람가.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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