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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채 "취업재수생 사절" 논란…8월 졸업자·내년 2월 졸업 예정자에만 응시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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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채 "취업재수생 사절" 논란…8월 졸업자·내년 2월 졸업 예정자에만 응시기회

입력
200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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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취업 재수생’들의 응시기회를 배제해 논란이 일고있다.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달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3급 신입사원 공채(총 5,000명)를 공고하면서 8월 졸업자와 내년 2월 졸업 예정자에게만 응시기회를 주었다. 학력이나 전공, 성별, 나이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유독 졸업 시점만 문제 삼았다.

이는 지원자의 대다수인 대졸자를 기준으로 졸업 전후 한 두 차례의 응시기회만 주고 취업재수생은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직무적성검사와 면접 등을 거쳐 11월말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졸 취업 재수생들은 이에 대해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한 두 번의 실패로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박탈하는 것은 가혹하고 불공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제한을 두지 않으면 ‘삼성 선호’ 현상에 따라 인재를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다른 기업의 인력 채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인재를 골고루 나눠 갖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해 응시자격을 6개월 완화한 결과, 신입사원의 약 1,000명(전체의 17%)이 다른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입사했다고 삼성은 밝혔다.

재계는 삼성의 조치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대학을 갓 졸업한 우수 인재를 우선 뽑는 건 청년 실업 해소와 국가적 인재수급이라는 관점에서도 탓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이 대졸자들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가 똑 같이 인재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포스코도 6월 상반기 신입 사원 채용(200명) 당시 8월 및 내년 2월 졸업 예정자에 한해 응시기회를 준 바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권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정부 기관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의 채용실무 지침에는 ‘졸업연도 등 나이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를 채용 자료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기회균등이라는 차원에서 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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