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가서 우리기업 홍보판 보면 가슴 찡해"*경제인과 만찬서 예찬… 기업관 변화 시사
인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국가대표가 저인 줄 알았지만 인도에 와 보니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을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우리 상품인 것 같다"며 기업들의 해외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뉴델리 임페리얼 호텔에서 동행한 한국 경제인 27명과 1시간 10분간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제가 국가대표라고 해서 경제 외교의 중요성을 감안해 인도에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 방문 중에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기업 예찬론'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을 주로 개혁대상으로 생각해온 노 대통령의 기업관이 해외 순방을 통해 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인도에 와서 반가운 것은 솔직히 '대통령 환영합니다'라고 써 놓은 것이고, 더 반가운 것은 그 밑에 있는 우리 기업의 이름과 로고"라며 "길가에 붙어있는 기업홍보판을 보면 가슴에 찡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엄청나게 출세하고 대접을 잘 받는다는 느낌이고, (우리 기업이) 참 장하다"고 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 덕분에 러시아 방문 뒤 아주 큰 일 하고 돌아온 것 같은 칭송을 받았다"면서 "정부는 머리 속에 기업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잘 되면 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찬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안충승 현대중공업 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정말 참 자랑스럽다"면서 삼성, 현대자동차, LG 그룹들을 칭찬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1980년대 시민사회운동과 정치를 하면서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장사만 하고 이익만 가져가는 것 아니냐 해서 우리 기업보다 외국인기업 노동자들의 분규가 많지 않았느냐"면서 "여기 와서 (한국 기업들이) 그런 것을 훌륭히 극복하고 윈윈 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외국자본이 후진국에 진출해 이익만 창출해간다는 '종속이론'과 유사한 과거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뉴델리=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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