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영철(34)씨는 전과 14범으로 교도소를 전전하는 동안 단 한차례도 제대로 된 사회적응 기회를 갖지 못해 점점 더 흉악한 범죄자로 변해갔다는 공식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서울서부보호관찰소는 5일 유씨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의 의뢰에 따라 유씨에 대해 실시한 ‘판결 전 조사’ 보고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관찰소는 재판부의 형량 판단을 돕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유씨의 가족 등 주변인물을 상대로 면담조사를 실시하고 유씨의 교도소 수감기록 등 관련기록을 검토해 왔다.
조사결과 유씨는 1988년 절도죄로 소년원에 들어간 이후 지난해 9월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할 때까지 1년에 한번 꼴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지만, 보호관찰처분을 한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씨가 매번 실형을 선고받았고 가석방 기회도 갖지 못해 보호관찰 처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관찰소는 “유씨가 지난해 9월 출소 후 보호관찰관의 정기적인 주거지 수시 방문 및 야간 외출금지 등 통제를 받았다면 자신의 집에서 그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씨는 “더 이상 재판에서 밝힐 내용이 없다”며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3차 공판에 불참했다. 유씨의 불출석 사유서를 전달한 교정관은 “어제와 오늘 2차례에 걸쳐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했으나 계속해서 재판 출정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11일 오후 2시로 재판을 연기했으며 유씨가 계속 재판 출정을 거부할 경우 강제로 인치(引致)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씨는 이에 앞서 3일 밤 12시께 서울구치소 내 독방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하는 소동을 벌였다. 법무부는 “유씨가 식탁을 딛고 올라서 독거실 벽에 설치된 선풍기 전기선을 목에 감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교도관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으며 이렇다 할 외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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