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위원회가 2008학년도부터 로스쿨을 도입키로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당장 고3 수험생들과 일선 대학이 술렁이고 있다.대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교육 당국과 언론사에 궁금증을 쏟아냈다.
서울 영동고 3년 이모군은 "판사가 되기 위해 법대에 진학할 생각이었는데 대학을 졸업할 때 로스쿨이 도입된다고 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 Y고 윤모군은 "어느 대학에 로스쿨이 설치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법대를 가는 게 옳은 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은 로스쿨의 구체적인 시행안이 조속히 발표돼야 법대를 겨냥한 수험생들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대학은 로스쿨 인가 기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 J대 관계자는 "미국의 사례와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종합할 때 로스쿨의 기본 조건이 전임교수 20명 이상과 제대로 된 교육시설 등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준에 부합하는 대학이 많지 않다는 데 '마이너 법대'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요 대학은 로스쿨 도입에 대비한 '전략'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 법대는 올해 입학정원을 284명에서 291명으로 늘렸고, 2001년에는 5층 규모의 제2법학관을 준공한 바 있다. 연세대 법대도 210명 정원을 올해 262명까지 늘렸고, 로스쿨 설치에 대비해 2002년 법대를 광복관으로 옮겼다.
그러나 지방 대학, 특히 사립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남대의 한 교수는 "사개위에서 다수 의견으로 나온 입학정원(1,200여명)을 그대로 적용하면 서울 및 대도시의 5∼6개 대학에만 로스쿨이 설치될 뿐"이라며 사개위 방안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외대의 한 교수는 "도입 초기에는 기준을 완화해 다수의 대학이 로스쿨을 시작하게 하고 차차 기준을 높여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히 도태되도록 유도하는 시책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지방대는 로스쿨 인가가 아예 어렵다고 보고 법대를 경찰직이나 세무직 등에 진출하는 특성화 대학으로 키우는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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