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이 올해 실시된 안전도 검사에서 평균 100건 이상이나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인천·김포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의 착륙대(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 주변에 설치하는 안전지대) 폭이 기준치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나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건교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열린우리당 주승용(여수 을)의원에게 제출한 '국제 표준 및 권고 사항 이행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활주로 착륙대가 아예 없는 김해공항을 비롯해 13개 공항의 착륙대의 폭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치에 15∼30m까지 모자랐다. 또 인천공항을 뺀 나머지 공항은 착륙대 안에 배수로 등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 측은 "착륙대 폭이 충분하지 않거나 그 안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항공기가 궤도를 조금만 이탈해도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민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9개 공항 중 일부는 착륙대 안에 탄약고 등 군 시설이 놓여 있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여수공항이 170건으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고 김포(127), 사천(122), 제주(107), 울산(102), 청주(85) 공항이 그 뒤를 이었고 인천공항도 71건의 지적 사항이 나왔다.
주 의원 측은 "현재까지 우리 정부는 공항시설과 관련한 자체 안전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공항을 지어왔다"며 "항공기 사고의 60%가 공항 시설 안전 미비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건교부와 국방부가 하루빨리 공동협의체를 꾸려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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