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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鄭통일-맞설건 맞서고…인정할건 하고-金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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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鄭통일-맞설건 맞서고…인정할건 하고-金복지

입력
200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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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野의원 기밀 언급하자 "속기록 삭제하라" 관철유력한 차기 대권후보군중의 한사람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4일 첫 국정감사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러냈다. 정 장관은 북한 농산물 밀수문제, 탈북자 통계 등 각론에서는 대답을 제대로 못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북핵, 북한인권법, 통일정책 등 큰 틀에 대해 답변할 때는 자신있게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초반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세가 거셌다. 박계동 의원은 시작되자마자 "구태의연한 업무보고는 국회를 무시하는 소치"라고 지적했고, 김문수 의원도 "일반 상임위 보고 보다 부실하다"며 정 장관을 몰아세웠다. 박 의원은 또 정 장관이 '참여정부의 통일정책'이라고 말하자 "참여정부라는 비공식적 용어를 쓰지 말라"고 딴지를 걸기도 했다. 정 장관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짙었다. 이어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은 정부의 통일정책이 북한의 용공통일방안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정 장관을 면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2선의원 경력의 정 장관은 곧 여유를 되찾고 의원들의 발언에 맞섰다. 홍 의원이 북한의 화학무기 개발, 생체실험 가능성과 관련된 영국 BBC방송 내용을 언급하자 정 장관은 단호하게 "방송에 나온 탈북자의 증언은 신빙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또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이 북한 유사시 정부 차원의 비상계획 부재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기밀사항을 언급하자 속기록 삭제를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켰다. 정 장관은 심지어 "독일과 러시아대사관에 통일부 주재관이 없는데 정부의 정원통제로 자리를 늘리기 힘들다"며 국정감사장에서 통일부 민원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 장관이 지난달 말부터 저녁약속을 가급적 자제하고 국감이라는 '숙제'와 씨름해왔다"고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金-국민연금·건보등 현안 수치 언급하며 설득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첫 국정감사에서 단호함과 솔직함이 돋보인 답변으로 무난히 데뷔했다는 평을 들었다. 야당 의원조차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PPA 및 혈액 파동 등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들에 대한 김 장관의 업무파악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김 장관은 복지업무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며 대책 마련을 약속하면서도 과하다 싶을 때는 어김없이 반박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일부지역에서의 혈액사고 은폐 의혹을 제기하자 "사실이 확인되면 책임자를 문책하고 최종 수혈자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부실한 약품사고 대책을 지적하며 "국민에게 독약을 먹이고 있다"는 말에는 정색을 하며 "과도한 얘기"라고 물러서지 않아 결국 속기록에서 관련 문구를 삭제토록 했다.

김 장관은 또 "장애인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조사가 부실하다"(민노당 현애자 의원)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겠다"며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감을 며칠 앞두고 모 방송에 출연해 자연분만비 전액 지원 방침을 밝힌 것은 한건주의"(한나라당 정형근 의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방송 나가기 열흘 전쯤에 녹화된 것으로 사실 파악부터 어긋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그간의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희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김 장관은 국민연금과 건보 재정, 담배부담금, 기초생활보장법,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핵심현안에 대한 주요 수치를 자료 없이 인용해 의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으로부터 "3개월만에 업무를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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