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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들만의 임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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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들만의 임금 잔치

입력
200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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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로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 직원들이 정부 지침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이들 공기업들은 연초에는 정부의 임금 지침을 지키는 척 하다가 하반기에 노조와 임금 협약을 통해 이사회 의결로 임금을 올리는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이들 공기업 중에는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곳도 있었다.

국내 공기업의 임금 수준은 국내 상위 20∼50대 그룹과 비슷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연봉은 2억8,000만원, 수자원공사 감사는 2억2,100만원, 주택공사 이사는 1억5,400만원(2003년·성과급 포함) 등 임원급들은 보통 억대 연봉을 받는다. 공기업은 고용 안정성 면에서도 공무원 수준으로 정년을 보장 받는 대표적인 '철밥통' 직장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지난 3년간 사기업(종업원 10인 이상) 보다 훨씬 높은 임금 상승률을 적용했다. 임금 상승으로 간부들은 수 억원대의 퇴직금도 보장돼 있다.

최근 2∼3년간 국내 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으로 멍들어 가고 있다. 청년 및 중장년 실업은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다. 기업들은 고유가와 수출환경 악화에 대비해 무급 휴직제 도입을 늘리고 주 5일제 실시 등 고용 확대와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기업들의 '제 주머니 채우기 잔치'는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다. 저임금에 시달리며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 공기업 직원들의 안하무인식 임금 인상은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다.

국민들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을 배려하는 공직자의 자세를 보고 싶다.

송영웅 산업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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