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관 긴밀한 협력으로 "20일 서비스"*한국, 기술 앞서고도 업계 견제로 지연
일본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최초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국가가 됐다. 일본이 긴밀한 민관 협력으로 한국보다 뒤쳐진 기술력을 극복하고 위성DMB 서비스 조기 상용화에 성공한 반면, 우리나라는 위성DMB를 차세대성장동력 사업으로 지정해 놓고도 업계간 이기주의와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사업 실현은 계속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위성DMB 사업을 추진해온 일본 모바일방송주식회사(MBCo)는 4일 도쿄에서 방송국 개국 행사를 갖고 오는 20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MBCo의 미조구치 데츠야 사장은 “지난 4년여 동안 한ㆍ일 합작으로 추진해온 위성DMB 사업이 결실을 맺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한국측 파트너(SK텔레콤 자회사인 TU미디어)의 사업 일정이 늦어진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위성DMB는 2001년 일본 도시바와 SK텔레콤이 공동 투자를 통해 시작한 사업. 3년여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3월 서비스 위성인 ‘한별’을 쏘아올렸고, 당초 올해 8월 한ㆍ일 공동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은 당초 “단말기나 장비 운용 기술 측면에서 한국이 더 앞서있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위성DMB 서비스 국가는 우리나라가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고, 주관 부처인 정통부도 선점의 장점을 높이 평가해 위성DMB를 정보기술(IT)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추진해 왔다.
국내 위성DMB 사업은 그러나 현 방송업계의 강력한 견제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먼저 경쟁 서비스인 지상파DMB 사업을 추진중인 공중파 방송사들이 위성DMB 서비스 조기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위성DMB는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한 유료 방송”이라며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위성과 지상파 DMB가 동시에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역방송협의회도 위성DMB가 추진하고 있는 공중파 재전송을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 허가권을 쥔 방송위원회는 위성DMB 예비사업자인 TU미디어의 사업허가 일정을 계속 늦추면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위는 지난달 21일 회의를 열었으나 방송업계의 반발로 5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사업허가를 내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반면 일본 정부는 위성DMB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총무청은 지난 3월 MBCo가 위성을 쏘아올리기도 전에 예비면허를 부여했으며 위성 발사후에는 2개월여만에 본면허를 내줘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위성DMB 조기 실시(정통부), 지상파DMB와의 동시 서비스 실시(방송위) 등으로 입장이 갈리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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