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맹꽁맹꽁…. 풀숲사이로 퍼지는 개구리들의 정겨운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반짝이는 별빛을 온몸에 받으며 늦은 밤 산책을 즐긴다. 순식간에 뛰어나온 도룡뇽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깜짝 놀라 한바탕 웃고 나면너구리 한 마리가 겁을 먹고 꼬리를 감춘다.’숲속으로 여행을 떠난 가족의 기행문이 아니다. 내년 여름이면 서울도심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게 될 청계천변에서 서울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저녁 나들이의 모습이다.
서울시는 내년에 복원되는 청계천과 서울숲, 뚝섬 등지에 개구리, 맹꽁이, 청개구리, 도룡뇽, 남생이, 두꺼비 등 수십만 마리를 방생하는 ‘야생동물 증식 및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도시 내의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기위해 시가 지정한 관리 야생동물 6종을 번식시켜 생태계 보전지역과 청계천 등 하천주변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 종보전연구팀은 이를 위해 두꺼비 등 야생 양서류 6개종의 암컷을 잡아들여 올해 겨울 2차례 번식시킨 뒤 알을 부화시켜 태어나는 동물들이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기를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시험적으로 서울대공원내에서 두꺼비와 맹꽁이, 청개구리를 번식시켜 공원주변에 놓아준 결과 방사된 동물 중 약 10%정도만 살아 남았다. 연구팀은 내년 여름 방사되는 수 십만마리 중에서도 수 만마리 정도만 살아 남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여우, 너구리 등 공격성이 없는 토종포유류들도 번식시켜 서울숲 등에 방사하기 위한 사전연구에 들어간다.
연구팀 관계자는 “토종 포유류의 경우 방사에 앞서 우선적으로 발정주기, 배란시기, 발정기간 등 번식생리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포유류들은 1년에 한번만 번식을 하기 때문에 양서류들처럼 대규모 방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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