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이치로 신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이치로 신화

입력
2004.10.04 00:00
0 0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타자’ ‘안타 제조기’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구도자적 자세는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에 비견된다. 스즈키 이치로(鈴木一郞ㆍ30ㆍ시애틀 매리너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조지 시슬러가 죽던 1973년에 태어난 그는 2일(한국시간) 시즌 259호 안타로 1920년 시슬러가 세운 시즌 최다안타 기록(257개)을 84년 만에 갈아치웠고,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 260 안타 고지에 올라 있다.■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그는 이미 일본 야구의 전설이었다. 2년 간의 2군 생활을 거친 후 1군에 정식 데뷔한 94년 첫 해에 69시합 연속 출루, 210 안타의 대기록을 세우며 수위 타자가 된 이래 7년 연속 수위타자 자리를 지켰다. 본고장 미국에서도 그의 타격은 빛 바래지 않았다. 2001년 수위타자, 최대안타, 도루왕 등 세 타이틀을 거머쥐며 신인왕과 MVP에 오른 이래 200안타, 3할 대 타율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는 고교 시절과 프로 초기에는 평범한 선수였던 것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1, 고2 때 주전으로 고시엔(甲子園) 대회에 나섰고, 팀의 초전 패퇴에도 불구하고 야구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3 때는 아예 고시엔 대회에도 나가지 못했지만 졸업 후 드래프트 4위로 프로 야구에 들어선 게 우연이 아니다. 데뷔 첫 해에 2군 리그 수위타자와 올스타전 MVP에 올랐으니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늘 준비된 선수였다.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ㆍ뉴욕 양키즈)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른 일본 선수들의 준비도 빛난다. 동네 야구가 출발점이고, 전국 4,000여 팀이 최대 10차례의 지역예선을 거쳐 49팀이 본선에 오르는 고시엔 대회에서 첫 꽃을 피운다. 이런 치열한 경쟁으로 단련된 선수들만이 프로 무대에 선다. 미국보다 한 수 아래인 일본 야구가 이 정도다. 그런 기초가 있고서야 비로소 이치로 같은 천재의 탄생을 제대로 기약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비롯한 다른 모든 분야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