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이 매년 정부 지침보다 임금을 훨씬 높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3일 국회 건설교통위 김학송(한나라) 의원이 분석한 ‘정부투자기관 경영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투자기관들은 매년 상반기에 정부 임금가이드라인에 맞춰 임금을 지급하다가 하반기에는 노조와의 임금협약 등을 통해 임금을 대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 무역투자진흥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석유개발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13개 공기업은 2001년 평균 12.3%(정부 지침 6.7%), 2002년 12.1%(6.7%), 2003년 8.4%(5.5%)를 각각 올리는 등 정부 지침보다 2배 가깝게 임금을 인상했다.
특히 2002년에는 석유개발공사 23.8%, 한전 22.06%, 농수산물유통공사 21.1%, 무역투자진흥공사 15.6% 등 상당수가 20% 안팎으로 임금을 올렸다.
지난해도 정부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지킬 경우 노조 측이 주장하는 호봉승급률(2.5%)을 감안해도 임금인상률이 8%를 넘지 않아야 하지만 실제 임금 인상률은 토공 15.4%, 석유공사 12.3%, 광업진흥공사 11.2% 등이었다.
석탄공사는 2002년 결산기준으로 1,34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는데도 임금을11.9%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공기업들은 경기 불황과는 상관없이 연말에 ‘봉급조정수당’명목으로 한꺼번에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으나 정부(기획예산처)가 전혀 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기업의임금 인상 행태는 바로 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공기업들은 “민간기업과의 임금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최근 2∼3년간 정부지침보다 높게 임금을 인상했다”며 “그러나 민간기업과 비교하면 공기업의 임금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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