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토바이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수입 오토바이들은 오히려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국산차의 내수 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는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판매가 증가한 것과 유사하다.30일 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연간 30만대 정도 팔리던 국내오토바이 시장이 외환위기 이후에는 절반 수준인 연간 15만~10만대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2001년 10월 외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혼다가 현지법인인 혼다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속칭 ‘업자’라고 불리던 퇴계로 수입상들조차 판매전에서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내 오토바이 판매 대수는 1999년 17만2,000대, 2000년 15만2,000대, 2001년 14만4,000대, 2002년 14만2,000대, 2003년 10만9,000대 등으로 감소했다.
심지어 올 상반기에는 4만2,000대 정도가 팔리며 연간 10만대 판매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판매 기종도 주로 125㏄ 이하 소형 모터사이클이다.
반면 수입 모터사이클 업체들은 급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수입 모터사이클 4개사(혼다코리아, 야마하, BMW, 할리데이비슨)의 올 상반기 총 판매대수는 무려 2,450대로 지난해 상반기 총 판매대수 980대보다 무려 150%나 성장했다.
이처럼 수입 오토바이들이 인기인 것은 저렴한 중소형 오토바이 제품 위주인 국내 업체들과 달리, 수입 오토바이들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고른 제품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다 혼다코리아처럼 현지법인 설립으로 직접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5일제 근무는 레저 및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수입 오토바이의 확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수입 오토바이 시장은 혼다코리아가 5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할리데이비슨(25%), 야마하(18%), BMW(7%) 등이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고급 대형 모델의 가격대는 혼다와 야마하가 1,000만원대 이상, 할리데이비슨과 BMW는 2,000~3,000만원대 이상이다.
국내 모터사이클 산업이 이처럼 자동차 산업에 비해 크게 뒤쳐진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자동차 중심의 산업 구조와 모터사이클 관련 인프라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연구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하겠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관련법규 정비, 오토바이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 등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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