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대명사 ‘진로’가 3일 여든 살 생일을 맞는다.㈜진로 박유광 대표이사 겸 법정관리인은 1일 창립 80주년 기자 간담회를 갖고 “법정관리 중임에도 올해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로의 모태는 1924년 10월3일 고 장학엽 회장이 평남 용강에 설립한 ‘진천양조상회.’ 54년 6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자리를 잡고 트레이드 마크를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바꾸면서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진로는 67년까지 국내 소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던 희석식 소주 ‘삼학’에 맞서 증류식 소주로 승부수를 던졌고 10년여 동안의 판촉전 끝에 70년 시장 점유율 1위(16.2%) 자리를 차지했고, 이후 34년간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현재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전국 55.3%, 수도권 시장에서는 92.7%에 달한다. 진로 상호는 75년부터 사용했다.
그러나 90년을 전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97년 9월 부도를 맞았고 98년 3월 화의 인가, 2003년 5월 법정관리 개시 등의 과정을 거쳐 최근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제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롯데, 두산, 하이트, CJ 등과 함께 외국기업인 얼라이드 도멕, 디아지오 등이 진로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거명되고 있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며 “내년 4월30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지금 추세라면 일정대로 매각절차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측은 매각 주간사 선정에 응찰한 기업들이 진로의 가치를 약 1조9,000억~2조5,000억원 정도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최석문 경영관리 담당 상무는 “가능하면 국내 기업이 인수하기를 바라지만 자금동원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그것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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