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미 대선에서 맞붙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30일(현지 시각) 첫 TV토론에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핵 확산"이라고 말해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문제가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최우선 정책으로 다뤄질 것임을 예고했다.★관련기사 3·11면
두 사람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라크 정책,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해법 등 거의 모든 외교안보 현안에서 이견을 보였으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문제에서는 같은 입장을 취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2년여 동안 북한과 전혀 대화를 하지 않은 결과 북한은 오늘날 4∼7개의 핵무기를 갖게 됐다"며 "집권하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양자대화는 결코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6자회담 고수 원칙을 재확인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정부가 이라크 정책에서 거대한 판단 실책을 범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모든 동맹국들의 협조 아래 테러와의 전쟁을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전에 대한 나의 결정에 모든 미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힘든 결정을 내렸다"며 "세계는 결국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에서 제거돼 더욱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토론 직후 케리 후보가 토론에서 더 잘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러나 정확한 승패를 가리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두 후보는 8일과 13일 경제 문제 등에 대해서 두 차례 더 토론회를 갖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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