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추석 기간 파악한 민심을 정치권은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침체된 경제 속에 계속되는 정쟁, 이로 인해 희망을 잃은 서민들이 얼마나 고단하고 지친 상태인지 정치인들은 귀향활동을 통해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믿는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만 해도 지난 주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현장 상인들로부터 냉대를 받았다는데, 민생고를 직접 겪고 들은 만큼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지 깨달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정치권이 올해 일할 수 있는 정기국회 기간은 불과 80일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이라도 경제가 바닥을 탈출하고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안정성을 찾을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이 당장의 고통을 견딜 수 있으려면 정치권이 희망을 제시하는 수 밖에 없다.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정리, 수도이전 문제 등으로 확대일로를 걸어 온 분열과 대립의 정치가 합리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여야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이런 현안들이 일방의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되는 모습은 결코 있어서 안된다는 점을 우선 알아야 한다. 어느 한 가지라도 국민적 합의가 생략된다면 치명적 결함이 될 사안들이다. 자신 있는 여론의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 줄 수 있을 때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추석 민심은 국정의 우선 순위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다시 깨우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정치는 결국 국민에게 버림 받고만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여당이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한다. 경제와 민생을 제쳐도 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라는 현실을 냉정히 인정하고 이를 남은 국회 무대에서 실천하는 현명함을 찾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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