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여성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사진)이 지난 24일 프랑스 북부 옹플레르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그의 생애는 그의 문학만큼 파란만장했다. 1954년 소르본대 학생이던 18세의 사강은 6주만에 썼다는 ‘슬픔이여 안녕’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작품의 반향은 생전의 그의 표현처럼 ‘폭발적’이었고, 그는 프랑수아 모리악의 평처럼 일약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로 우뚝 섰다.막대한 인세 수입으로 가장 먼저 스포츠카 재규어를 구입할 만큼 속도광이었던 그는 57년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죽음 직전에서 기적적으로 소생했다. 2차례의 결혼과 이혼, 도박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고, 50대 때 마약혐의로 선 법정에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2002년 탈세(소득세)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아 재산을 압류당하고 빈털터리로 노년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재혼한 남편과 아들 1명이 있다.
콰레가 본명인 그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 이름인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2차 대전 이후 피폐한 시대 젊은이들의 환멸과 냉소, 권태가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정신이었고, 때로는 관습을 넘어 패덕에 가까운 연애의 문학으로 통속소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흐트러진 침대’ 등 40여 편의소설과 ‘신기한 구름’ 등 다수의 희곡을 남겼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서를 내고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그의 떠남을 애도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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