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부패한 애완견과 온갖 쓰레기가 수북히 쌓인 집에 아들과 조카를 방치한 20대 주부가 경찰에 입건됐다.23일 오후 2시께 경기 수원시 권선동 다가구주택의 주인 한모(61)씨는 “1층에 세들어 사는 이모(22ㆍ여)씨의 집을 수리하려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문을 연 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집안에는 이씨와 이씨의 아들(8), 조카 김모(7)양이 함께 있었으나 안방과 작은 방은 모두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작은 방에는 죽은 지 한 달이 넘은 애완견이 심하게 부패된 채 온 집안에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이씨의 집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너무도 고약한 냄새가 나 부패한 사람 시신이 있는 줄 알았다”며 “발견 당시 이씨의 아들은 ‘엄마가 무섭고 배고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편과 별거중으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을 마치고 공장에 찾아 올 때를 제외하고는 이들의 끼니를 전혀 챙겨주지 않았고,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지낼 정도로 집안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너무 바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24일 이씨를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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